여러분, 우리가 어떤 편지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보는 것은 무엇인가요?
요즘 시대엔 다들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받으니, 누가 보냈는지를 먼저 확인하겠지요.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성경 본문은, 사도 바울이 로마 교회에 보내는 편지의 서두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바울은 편지의 시작부터 자신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보통은 어떤 배경, 어떤 업적, 어떤 권위로 자신을 말할 텐데, 바울은 자신을 종, 노예라고 고백합니다.
왜 그럴까요? 왜 그는 자신을 ‘그리스도의 종’이라 부르며, 이 편지를 시작했을까요?
오늘 우리는 로마서 1장 1절부터 7절까지의 말씀을 통해
바울이 누구이며, 그가 전하는 복음이 무엇이며, 그 복음을 듣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함께 깊이 묵상하려 합니다.
그 중심에 오직 한 분, 예수 그리스도가 계심을 발견하기 원합니다.
이제 말씀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설교 본문
로마서 1장 1~7절
1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서론: 복음의 시작, 바울의 서신에서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복음이 어떻게 이 땅에 임하고, 그것이 누구를 통해 전해지며, 또 누구에게 향해 있는가에 대해 함께 묵상하려 합니다.
로마서는 신약 성경 전체를 꿰뚫는 가장 체계적이며 심오한 복음의 선언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단 한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이라는 고백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서론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도 바울의 정체성, 복음의 본질, 그리고 성도의 부르심이 농축된 복음의 서곡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바울의 정체성: 예수 그리스도의 종(1절)
“예수 그리스도의 종 바울은 사도로 부르심을 받아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으니”
바울은 스스로를 먼저 “예수 그리스도의 종(노예)”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말하는 종(doulos)은 단순한 하인이 아니라, 누군가의 소유물, 즉 물건과 같은 노예를 의미합니다.
바울에게 있어 가장 영광스러운 자기 정체성은 자신이 그리스도의 종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바울은 자유로운 로마 시민권자였고, 당대 최고의 학문을 배운 지성인이었으며, 율법에는 흠 없는 바리새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기꺼이 그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예수 그리스도의 노예로 부름받았다, 선택받은 자라고 자신을 소개합니다. 주께서 우리를 지으신 창조주이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신앙의 첫단추입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신앙의 핵심입니다.
그는 자기의 뜻이나 꿈을 위해 사는 자가 아니라, 주님의 소유된 자, 주님의 음성에 순종하여 움직이는 종으로서, 복음을 위해 택함을 받은 자임을 고백합니다.
여러분, 우리 별 생각 없이 난 크리스챤이야, 난 성도야라고 말합니다. 그 말의 의미는 나는 주님의 소유물이야라는 뜻입니다. 이제 묻습니다. 지금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리스도의 종임을 인정합니까? 다시 묻습니다. 그것이 자랑스럽습니까?
주님의 말씀 한마디에 순종하며, 나의 명예와 계획과 시간을 그분께 내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2. 복음의 본질: 성경에 예언된 예수 그리스도 (2–4절)
“이 복음은 하나님이 선지자들을 통하여 그의 아들에 관하여 성경에 미리 약속하신 것이라…” (2절)
바울은 복음을 곧바로 성경적 뿌리를 가진 약속이라고 말합니다.
복음은 갑작스레 등장한 신비한 메시지가 아닙니다.
창세기에서부터 예언된 메시야, 선지자들을 통해 줄곧 선포되어 온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 것이 복음입니다.
이 복음의 핵심은 한 분,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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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육신으로는 다윗의 후손으로 오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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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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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단순한 위인이 아닙니다.
그는 완전한 인간으로 오셨고, 동시에 참 하나님으로 우리 가운데 임하셨습니다.
그의 십자가는 죄를 위한 희생이며, 그의 부활은 사망과 죄를 이긴 하나님의 공인된 구속의 증거입니다.
바울은 이 예수 그리스도 한 분 안에 모든 구속의 핵심이 있음을 말합니다.
그리스도 없는 복음은 없습니다.
3. 사도의 부르심과 우리의 소명 (5절)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아…”
바울은 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았다고 고백합니다.
여기서 “은혜”는 자격이 없는 자에게 값없이 주어진 하나님의 초청이며,
“사도의 직분”은 이 복음을 세상에 전파할 사명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 이름을 위하여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케 하나니”
복음은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닙니다. 복음은 믿음과 순종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입니다.
복음을 듣는 자는 그리스도를 믿고, 믿음은 반드시 삶의 순종으로 열매 맺습니다.
복음은 머리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삶의 방향을 바꿉니다.
우리는 바울처럼 사도는 아니지만, 성도로 부름받은 복음의 증인들입니다.
우리도 주님의 부름을 받은 자입니다. 우리에게도 복음을 전하고, 복음에 따라 사는 책임이 있습니다.
4. 수신자의 정체성: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성도 (6–7절)
“로마에 있어 하나님의 사랑하심을 입고 성도로 부르심을 입은 모든 자에게…”
여기서 우리는 복음을 받는 자들의 정체성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요, 성도로 부르심을 입은 자입니다.
‘성도’는 거룩한 자들이라는 뜻입니다.
이는 우리가 행위로 거룩해 진 것이 아니고,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우리를 당신의 보혈로 덮으사 깨끗하게 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의 공로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다 하시고 하나님의 부르심 안에 있을 수 있는 거룩한 자 되게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바울과 동일하게 이 부르심을 입은 자들임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이 우리에게 강력하게 선포하는 핵심의 내용이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것’으로 불리며 살아가야 합니다.
세상의 소속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자로서의 정체성을 기억해야 합니다.
5. 복음의 결과: 은혜와 평강의 충만함 (7절)
“우리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은혜와 평강이 있기를 원하노라”
바울은 문안 인사를 하며 복을 선언합니다.
“은혜”는 구원의 시작이며, “평강”은 구원의 상태입니다.
복음을 소유한 자는 은혜 안에 들어오고,
그 은혜 안에 사는 자는 평강을 누리게 됩니다.
오늘 여러분의 삶에는 은혜와 평강이 있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살아갈 때, 세상의 고난과 두려움 속에서도
참된 평강과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결론: 바울처럼, 그리스도의 종으로 살라
사랑하는 여러분,
오늘 말씀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닙니다.
이 말씀 안에는 바울의 깊은 복음의 이해, 자기 부르심에 대한 확신, 그리고 성도에 대한 축복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담겨 있습니다.
바울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 택함받은 자입니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 은혜와 평강을 누리며,
복음의 증인으로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야 할 존재입니다.
바울이 복음 앞에 엎드린 것처럼,
우리도 복음 앞에서 자신을 내려놓고,
우리가 그리스도의 종으로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종은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 복음에 거하는 삶을 세상 속에서 사는 자입니다. 잊어버린, 잃어버린 당신의 정체성을 찾아내십시오.
🛐 적용을 위한 기도
“하나님 아버지, 바울이 예수 그리스도의 종 되었던 것처럼
저도 오늘 주님의 복음 앞에 무릎 꿇습니다.
나의 명예, 나의 의를 내려놓고,
그리스도만을 따르는 자 되게 하소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성도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